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스반테 페보 교수의 고유전체학(Paleogenomics) 연구에 따르면 현생 인류의 유전자안에 대략 4% 정도가 네안데르탈인으로 부터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의 몇몇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중앙에서 시작된 현생 인류가 사하라를 넘어 지중해 동부 레반트 지역/유럽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종교배 인류들 탄생하게 되고 이들이 다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그 근처의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 그리고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의 이종교배가 활발해지면서 오늘날의 현생인류의 DNA가 틀이 잡혔습니다.
네안데르탈인으로 부터 온 지방축적 유전자
상대적으로 추운 환경에서 지내던 네안데르탈인들은 SLC16A11 이라는 지방 축적을 도와주는 유전자가 있었습니다. 이 유전자는 우리가 섭취한 당류가 일정시간 소모되지 않으면 간에서 지방대사를 빠르게 진행해 몸 안에 저장하는 역활을 합니다.
추운환경과 빙하기를 버텨내기에는 무척 유리한 유전자였지만, 따뜻한 환경의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빠른 지방 축적은 비만과 당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생인류에 가장 가까운 아프리카 중남부 지역의 여러 민족들을 보면 경제적 여건이 괜찮아서 영양 공급에 문제가 없는 사람도 비만인 사람은 보기 드문 것이 바로 이런 유전자의 영향 덕분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
남성형 탈모 유전자 또한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왔습니다. 남성형 탈모란 남성 호르몬에 의해 생기는 질환인데 유전적 소인이 있는 남성들에게 주로 나타납니다. 사춘기 이후 체내에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게되고, 이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서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DHT (dihydrotestosterone)라는 호르몬 물질로 변화되어 탈모를 일으키게 됩니다.
남성형 탈모증은 유전되지만 하나의 원인 유전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 만약 이런 징조가 보이신다면 미리미리 관리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알콜과 마약에 강한 유전자
면역 체계와 알콜/마약에 강한 유전자 또한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왔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미국의 전설적인 락스타 오지 오스본의 케이스가 있습니다. 수십년을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살았고 본인 또한40즈음에 죽을 생각으로 건강에 대해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생활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 73세로 고령에 2020년에 파킨슨병이 발병하여 현재 진행중이지만 여전히 앨범 작업을 진행중인 놀라운 건강을 과시 중입니다.
다만 이런식으로 유전적으로 알콜과 마약에 강한 인자를 가진 분들은 반대로 카페인에 굉장히 취약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네안데르탈인에서 유래한 현대인의 특정 몇가지를 집어보았는데, 유전자 라는 것이 A=B 라는 형식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여러 기전들에 작용하는 것 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탈모나 비만 유전자는 그 발현 원리를 잘 따져보시고 거기에 맞춰 생활습관이나 치료를 통해 조절하시면 타고난 유전자는 어느정도 제어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