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와 로바다야키

흔히 들어보시는 이자카야(居酒屋)와 종종 듣던 로바다야키(炉端焼き)의 차이는 무엇일가요? 물론 일본식 주점의 여러가지 형태 중 하나입니다만 실제 일본에서는 어떤지? 한국에서는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자카야(居酒屋, いざかや)

일본어로 술이 있는 집 이라는 의미입니다. 규모가 작으면 착석 할 수 있는 바같은 자리만 몇개 있는 경우도 있고, 규모가 크면 주방을 둘러산 바 이외에 여러 테이블을 갖춘 경우도 있습니다. 주력으로 파는 주종은 사케가 메인이였으나 시대가 발전하면서 일본 소주나 보다 다양한 손님들을 위해 하이볼/위스키나 맥주등 다양한 주종을 팔기도 합니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도쿄 올림픽~오사카 엑스포 시절(6~70년대)에는 남성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가볍게 술 한잔 마시고 가는 펍같은 느낌을 가진 술집이였습니다.
버블의 정점으로 달려가는 80년대 부터 프랜차이즈화가 시작되었고 취급하는 주종과 메뉴가 다양해지기 시작하며 여러 계층의 고객을 받을 수 있도록 변화해 나갑니다.
이때 즈음에 정립된 상업적 이자카야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에 들어온 이자카야의 전형이 됩니다.

로바다야키(炉端焼き)

바람의 검심 추억편, 일본 전통식 가옥의 이로리
바람의 검심 추억편, 일본 전통식 가옥의 이로리

손님앞에서 음식을 직접 구워주거나 숯불구이류 안주를 내는 이자카야를 말합니다. 1950년대 미야기현 센다이의 「炉ばた」라는 가게를 보통 원조로 생각합니다.
이름의 시작은 囲炉裏(이로리)에 구운 음식을 내어주는 가게라고 해서 인 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름의 뜻 그대로 囲炉裏(이로리)+端焼き(바타야키) 라고 하여 화로(炉,이로리) 주변(端,단상등으로 구분된)에서 구운 구이(焼き) 라는 의미입니다. 이로리+바타+야키에서 좀 더 부르기 쉽게 로바다야키炉端焼き로 축약되고 굳어진 경우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패망한 일본에서는 아직 인분을 비료로 사용해서 야채들을 생산하고, 냉장고와 가스의 보급이 이루어지기 전 까지 기생충이나 위생 문제가 있었고, 축산물이 아직 대량 생산되기 이전인 1950년대에 시작된 형태라 주 재료는 채소와 해산물 이였습니다.
예전 가옥을 활용해서 구조를 만들다 보니 위에 첨부된 이로리(화로) 이미지 같은 구조에서 아래의 이미지처럼 주인의 집게나 긴 조리 도구를 사용하여 손님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고 접객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로바다야키의 모습
전통적인 로바다야키의 모습

덕분에 사람들이 화로 근처에서 요리 주문 후 술과 음식을 나누며 대화에 집중 할 수 있는 형태의 구조가 나오고 여기서 일종의 살롱같은 분위기의 가게가 되어 각광 받게 됩니다. 물론 이 형태는 살롱같이 화술이 필요한 주인이 아니더라도 형태만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구조라서 전국에 퍼지게 됩니다.

한국에서의 일본식 술집

일제 강점기를 거친 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일본 술집이 남아 있었지만 6.25등을 거치며 대부분 사라졌고 남부 지역에 일부 남아 있었습니다. 6-70년대의 계획경제시 일본과의 교류가 재계되고 8~90년대 경제발전 이후 일본 문물이 조금식 들어오다 90년대 중 후반부터 그 시기 즈음의 일본식 이자카야가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곧 일본식 술집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유행이 빠르게 지나가는 한국의 특성상 이자카야의 다음 유행으로 로바다야키가 00년대에 잠시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식 가운데 화로를 두고 긴 조리도구를 사용해서 요리를 전달해 주는 모습으로 운영하는 곳은 거의 사라졌으니 그런 이름을 걸어두고 영업하는 업장을 찾아가실 때 한번쯤 후기를 확인하시고 찾아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최근 5-10년간 한국에서는 로바다야키와 영업 형태가 유사한 야키니쿠/야키토리 같은 일본식 화로구이 전문점이나 오뎅바 등이 크게 성업 중입니다.

최근 일본식 주점을 즐기고 있으시다면 이런 소소한 부분들도 찾아보시면서 술자리에서 적당히 지식을 뽐내보시는건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