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들어보시는 이자카야(居酒屋)와 종종 듣던 로바다야키(炉端焼き)의 차이는 무엇일가요? 물론 일본식 주점의 여러가지 형태 중 하나입니다만 실제 일본에서는 어떤지? 한국에서는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자카야(居酒屋, いざかや)
일본어로 술이 있는 집 이라는 의미입니다. 규모가 작으면 착석 할 수 있는 바같은 자리만 몇개 있는 경우도 있고, 규모가 크면 주방을 둘러산 바 이외에 여러 테이블을 갖춘 경우도 있습니다. 주력으로 파는 주종은 사케가 메인이였으나 시대가 발전하면서 일본 소주나 보다 다양한 손님들을 위해 하이볼/위스키나 맥주등 다양한 주종을 팔기도 합니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도쿄 올림픽~오사카 엑스포 시절(6~70년대)에는 남성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가볍게 술 한잔 마시고 가는 펍같은 느낌을 가진 술집이였습니다.
버블의 정점으로 달려가는 80년대 부터 프랜차이즈화가 시작되었고 취급하는 주종과 메뉴가 다양해지기 시작하며 여러 계층의 고객을 받을 수 있도록 변화해 나갑니다.
이때 즈음에 정립된 상업적 이자카야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에 들어온 이자카야의 전형이 됩니다.
로바다야키(炉端焼き)
![바람의 검심 추억편, 일본 전통식 가옥의 이로리](https://kuu.cx/wp-content/uploads/2023/10/MV5BOTVkYzBjNzYtY2FjYy00YzcwLWFmMzUtYTc1M2FlNmIwNGZkL2ltYWdlXkEyXkFqcGdeQXVyMzM4MjM0Nzg@._V1_.jpg)
손님앞에서 음식을 직접 구워주거나 숯불구이류 안주를 내는 이자카야를 말합니다. 1950년대 미야기현 센다이의 「炉ばた」라는 가게를 보통 원조로 생각합니다.
이름의 시작은 囲炉裏(이로리)에 구운 음식을 내어주는 가게라고 해서 인 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름의 뜻 그대로 囲炉裏(이로리)+端焼き(바타야키) 라고 하여 화로(炉,이로리) 주변(端,단상등으로 구분된)에서 구운 구이(焼き) 라는 의미입니다. 이로리+바타+야키에서 좀 더 부르기 쉽게 로바다야키炉端焼き로 축약되고 굳어진 경우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패망한 일본에서는 아직 인분을 비료로 사용해서 야채들을 생산하고, 냉장고와 가스의 보급이 이루어지기 전 까지 기생충이나 위생 문제가 있었고, 축산물이 아직 대량 생산되기 이전인 1950년대에 시작된 형태라 주 재료는 채소와 해산물 이였습니다.
예전 가옥을 활용해서 구조를 만들다 보니 위에 첨부된 이로리(화로) 이미지 같은 구조에서 아래의 이미지처럼 주인의 집게나 긴 조리 도구를 사용하여 손님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고 접객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로바다야키의 모습](https://kuu.cx/wp-content/uploads/2023/10/a1000441_parts_624d09939b58f.webp)
덕분에 사람들이 화로 근처에서 요리 주문 후 술과 음식을 나누며 대화에 집중 할 수 있는 형태의 구조가 나오고 여기서 일종의 살롱같은 분위기의 가게가 되어 각광 받게 됩니다. 물론 이 형태는 살롱같이 화술이 필요한 주인이 아니더라도 형태만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구조라서 전국에 퍼지게 됩니다.
한국에서의 일본식 술집
일제 강점기를 거친 한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일본 술집이 남아 있었지만 6.25등을 거치며 대부분 사라졌고 남부 지역에 일부 남아 있었습니다. 6-70년대의 계획경제시 일본과의 교류가 재계되고 8~90년대 경제발전 이후 일본 문물이 조금식 들어오다 90년대 중 후반부터 그 시기 즈음의 일본식 이자카야가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곧 일본식 술집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유행이 빠르게 지나가는 한국의 특성상 이자카야의 다음 유행으로 로바다야키가 00년대에 잠시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식 가운데 화로를 두고 긴 조리도구를 사용해서 요리를 전달해 주는 모습으로 운영하는 곳은 거의 사라졌으니 그런 이름을 걸어두고 영업하는 업장을 찾아가실 때 한번쯤 후기를 확인하시고 찾아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최근 5-10년간 한국에서는 로바다야키와 영업 형태가 유사한 야키니쿠/야키토리 같은 일본식 화로구이 전문점이나 오뎅바 등이 크게 성업 중입니다.
최근 일본식 주점을 즐기고 있으시다면 이런 소소한 부분들도 찾아보시면서 술자리에서 적당히 지식을 뽐내보시는건 어떠실까요?